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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자연인이다 (29일 밤 9시 50분)

해발 500m의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사나이 김양민 씨(56). 그는 손대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80년도 넘은 폐가를 빌려 4년째 살고 있다.

고위직 공무원이었던 할아버지, 경찰공무원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명문대에 합격했지만, 감옥 같던 선수 생활이 싫어 대학을 포기한 채 도망치듯 군에 입대했다. 군 전역 후 1년간 꽁치잡이 원양어선을 타고 홋카이도를 다녀온 김씨. 아버지는 호통 대신 격려로 그를 다독였다. 방황의 시간을 거쳐 늦었지만 아버지 뜻에 따르기로 결심한 그는 무도 경관에 어렵게 합격했다. 그러나 조직 생활과 맞지 않았던 그는 2년 만에 경찰을 그만두고 공사판을 전전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함께 갔던 산에 오른 자연인. 아버지의 품 같은 높고 깊은 산에서 후회는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그의 인생 2막을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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