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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내 "오해한 것…그런 사실 없다"[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경상남도 거제에서 40대 남성이 이혼한 전 부인이 근무 중인 회사에 찾아가 회사 사장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아내는 "전 남편이 오해를 한 것이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이 남성은 범행 전, 현장을 사전 답사하고 유서를 작성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제 살인사건 용의자 투신 [뉴시스]

9일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인 8일 오후 2시 17분쯤 거제시 옥포동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A씨(45)가 B씨(57)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B씨는 병원에 후송됐으나 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아파트 20층 옥상으로 달아나 이날 오후 3시 20분 정도부터 경찰과 대치했다.

그는 흉기를 들고 옥상 20층 난간에 올라가거나 기댄 채 "뛰어내리겠다"고 말하며 "이혼한 처와 통화하게 해 달라. 전처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핸드폰과 케이스 사이에 유서 형태의 쪽지를 넣어 아파트 아랫쪽으로 던졌다.

이 쪽지에는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고 그래서 B씨를 살해하고 나도 죽을 것이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부인의 불륜을 의심한 것이 이혼 전인지 후인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다"며 "부인은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이 이혼 후 사장과의 관계를 의심하면서 그것 때문에 이혼한 것으로 오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는 범행 전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A씨가 범행 전에 현장을 2차례 답사하는 등 치밀한 계획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씨의 부인은 이혼 이전인 4~5년 전부터 B씨의 회사에 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사건 발생 16시간 만인 9일 오전 6시쯤 20층 옥상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숨졌다. A씨는 경찰에게 투항할 것처럼 심경의 변화를 보였으나, 날이 밝으면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밤에는 감성적이 돼 투항할 것처럼 보였는데 날이 밝아지면서 자신이 치르게 될 죄값에 대한 부담감으로 결국 투신을 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전했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에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이 말이 전날부터 대화하던 프로파일러에게 건넨 말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5월에 아내와 이혼했다. A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의 잦은 폭력 때문에 이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해 1월 가정폭력으로 입건되기도 했다. A씨는 이혼 후에도 올해 4월과 5월 2차례에 걸쳐 부인에게 재결합을 요구하며 집과 사건이 발생한 회사 사무실을 찾아왔다. 위협을 느낀 A씨 부인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스마트 워치를 지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숨진 A씨에 대해 불기소처분(공소권 없음)으로 이번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그러나 경찰은 A씨의 사건 전후 행적과 범행 동기, 정신병력 등에 대한 수사는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