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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정부에 경제 낙관하는 사람없다

'경제 폭망'은 과장… 바닥 다지는 국면

다른 정책 성과내도 부동산 불안하면 '꽝'

부동산 상한제, 洞 넘어 단지별 규제 검토

'소주성' 논란보다 '소·부·장' 집중하겠다

'양손잡이 경제학자' 진면목 보여줄 것"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15일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시장 수용성을 고려한 정책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한 달 평균 다섯 차례 경제 현장을 찾는 것도 엄중한 경제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이날 보도된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청와대를 포함해 정부에서 누구도 현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한국을 둘러싼 경제환경이 좋다고 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도 했다. 최근 청와대가 "한국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고 하는 등 위기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김 실장이 이에 반박하며 기업과 경제 중심의 정책 운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미·중 무역마찰에 아무도 생각 못했던 홍콩사태, 여기에 우리에게는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겹쳤다. 하지만 '경제위기다' 내지는 '폭망했다'는 표현은 상당한 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단하기 어렵지만 대외경제 특히 미·중 관계가 지금보다 악화되지 않는다면 지금은 바닥을 다지는 국면이라고 본다"며 "세계 경제 자체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우리 수출구조상 다른 나라들보다 빠르게 회복세를 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경제인식은 '단기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 실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부작용을 부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이제 굳이 용어 자체를 두고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진지한 토론이 어렵다면 (소주성 대신) 국민이 편하게 느끼는 용어로 표현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강화에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공정, 소득창출 등 3대 핵심 정책 요소가 모두 들어 있다"고 했다. 일본과 경제 마찰을 계기로 육성하기 시작한 소·부·장 산업을 장기적·전략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뜻이다.

김 실장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과 관련, 공급 위축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洞) 단위 핀셋 규제를 넘어 단지별 적용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분양가 상한제뿐 아니라 대출규제, 조세문제까지 종합적인 패키지 정책으로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과열은 반드시 안정화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모든 경제정책에서 성과를 내더라도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면 모두 꽝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급등의 전례를 문재인 정부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보수와 진보 양측 모두가 박수치는 정책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경제정책은 유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비판받고 가는 게 가장 효과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길"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케인스뿐 아니라 밀턴 프리드먼, 하이에크 같은 자유주의 경제학자들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양손잡이 경제학자'의 진면목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박정엽 기자 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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