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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국과 일본 모두 중국, 미국에 비해 인공지능(AI)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했는데 무겁게 들어야 할 충고다. 그는 누구보다 AI의 잠재력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다. 지난해 말 자신이 설립한 재단 행사에서는 "AI와 관련 없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됐다. 이에 앞서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7' 기조연설에서도 "인간 지능보다 100배 좋은 AI를 탑재한 슈퍼 인텔리전스 컴퓨터가 30년 안에 탄생할 것"이라고 예언해 주목을 받았다.

그의 말이 맞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AI 수준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AI 분야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AI 전문기업인 '엘리먼트AI'에 따르면 세계 정상급 AI 인력 2만24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가 미국에 있고, 중국이 11.3%로 뒤를 잇고 있다.

두 나라가 AI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힘은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결정적이다. 미국은 10년 전부터 AI의 기초가 되는 수학과 통계, 전자공학 분야를 집중 육성했고, 중국은 2030년까지 AI 분야 세계 정상을 목표로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수준이다. 3년 전 알파고 충격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말만 요란했지, 실질적인 정책 지원은 지지부진했다. 그 결과 미국, 중국과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미국과의 AI 기술 격차는 2016년 한국이 2.2년, 중국이 2.3년이었지만 2017년에는 한국이 2.3년, 중국은 1.9년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최근 주요 대학의 AI 대학원 개설 지원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AI 선진국들과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따라잡으려면 AI 인재 양성을 위한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우리 기업들이 AI 분야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반도체에서 이룬 신화를 AI 분야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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