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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 간 탈동조화(디커플링)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2010년 이후 코스피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간 괴리율이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매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미국 증시에 비해 국내 증시는 좁은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20거래일 중 2일을 빼고 모두 상승하면서 3만6500을 뚫고 신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엔비디아, 퀄컴, AMD 같은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메타버스 생태계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시스템온칩(SoC),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사양 반도체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에 관련주들 주가가 상승한 것이다.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여전히 메모리 가격 하락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향후 AMD,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 모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극자외선(EUV) 미세공정 투자와 3나노 공정 투자에서 대만 TSMC와 초기술 격차 전략이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반도체 가격 하락과 상관없이 메타버스, 게임,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새로운 수요처의 성장과 함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히 세계적인 반도체 기판 품귀현상에 따라 심텍, 대덕전자 등 차세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은 향후 2~3년간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 간 디커플링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 기업이 있느냐 없느냐에서 나오는 시장 지배력의 결과로 보인다. 국내 반도체 기업 중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의 변화를 미리 준비해 선도할 수 있는 기업들은 지금이 그야말로 투자의 적기다.[김영민 매니저]